어린이 성장에서 면역강화까지 ‘초유 효능’ 막강 자연의 선물 ‘원더 드링크’로 불려, 현대 의학 난제 해결할 열쇠 기대노화방지·체지방 감소 등 연구, 음주 인한 간·췌장 손상도 막아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회사원 김범석씨(43세)는 잦은 해외 출장과 술자리로 인해 늘 피곤함을 달고 사는 것은 물론, 환절기마다 유행하는 감기, 인플루엔자에 곤혹을 치르곤 한다. 그런 그에게 요즘 새로운 활력소를 안겨주는 것이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초유(colostrum)’다. 한 대학병원 의사의 권고로 초유를 챙기기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는동안 김 씨는 감기 한번 안 걸린 것은 물론, 술자리 다음 날도 거뜬하게 일어나 직장에서 '강철체력'이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자연이 내려준 단 한번의 선물 초유하면 보통 산모들이 출산 후 3~4일내 나오는 노란 젖을 떠올린다. 이 시기의 모유에는 각종 면역물질과 성장인자 등의 생물학적 활성화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아기에게 반드시 먹여야 한다. 한마디로 생존에 필요한 성장 및 자연면역력 강화를 위한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초유는 ‘자연이 내려 준 단 한번의 귀중한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더욱이 초유의 탁월한 효능이 계속 밝혀지면서 의학계에서도 초유의 효과에 주목해 이를 활용한 여러 질환의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초유는 수집 자체가 어렵고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있어 제품화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젖소의 초유, 모유보다 면역물질·성장호르몬은 더 많아최근 사람의 초유를 대체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젖소의 초유’. 젖소의 초유에는 사람의 초유와 마찬가지로 송아지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는 면역물질과 각종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항체로서 작용을 하는 면역글로불린 IgG는 사람의 초유보다 무려 1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면역물질과 성장호르몬 등도 10~20배 더 많다. 그 이유는 사람의 경우 태반을 통해 대부분의 면역성분을 전달받지만, 젖소는 초유를 통해서만 전달받기 때문이다.젖소의 초유가 사람의 초유와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우선 초유가 종의 특이성이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 즉 초유의 면역효과는 모든 종에 상관없이 보편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유에는 당 단백이나 트립신 억제제 등의 특수물질이 함유돼 있어 각종 면역 성장 성분이 사람의 위장에서 소화액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이러한 억제제 물질이 없었다면 초유가 갖는 각종 효과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항생제 발견 이전엔 항균제로 쓰여- 치료능력 규명 위한 연구 활발초유를 통한 질병의 치료 행위는 이미 수 천년 전부터 있었다. 의사의 역할을 담당했던 고대 및 중세 성직자들은 질병의 치료에 초유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설파제나 항생제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초유로 항균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제생병원 백현욱 박사는 “송아지는 분만 직후 바로 초유를 섭취하지 않으면 95%이상 세균에 감염돼 죽는다. 이것만으로도 초유 속에는 송아지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실제로 젖소의 초유는 오래 전 인도의 아유베다 의학에서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페니실린의 발견 이전에 그 대용품 역할을 했던 물질이다. 20세기 중반까지도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에 초유를 사용했고, 1962년 미국의 세이빈(Albert Sabin) 박사는 소의 초유에서 항소아마비 항체를 분리해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어린이 설사를 초유로 치료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초유의 성장호르몬에 주목해 초유를 통한 노화방지 효과까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초유는 인류를 괴롭히는 각종 질병 치료에는 물론 에이즈나 코로나바이러스 등 현대의학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물질로 기대되고 있고, 계속 그러한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고 예측했다.◇ 어른들이 초유를 먹는 이유?-손상된 간·알레르기에도 효과 각종 면역 및 성장인자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초유는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환경 변화와 가공식품의 범람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현대의 성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초유의 면역력 향상 기능 외에도, 뼈, 근육뿐만 아니라 손상된 세포 재생과 노화를 막아주는 성장인자의 기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는 “우리 몸의 장관세포는 세포와 세포가 일렬로 단단히 얽혀 있어야 하는데, 이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성장인자다. 성장인자가 없으면 세포 사이가 느슨해져 그 틈으로 엔도톡신(장세포를 통과해 혈액으로 스며들어 독소를 사람의 온 몸으로 실어 나르는 균체 내 독소)이 침투하게 되는데, 초유면역 단백질은 엔도톡신이나 세균을 중화시켜 장 밖으로 배설하고, 성장인자는 느슨해진 장관벽 세포를 단단하게 묶어주어 병원균이 장내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장을 건드리는 대장암 수술이나 위암 수술 후 회복기에 초유를 섭취하면 섭취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장 세포가 빨리 회복되면서 위험한 2차적 감염이나 합병증을 막아준다.”고 말했다.또한 백현욱 박사(대한 암예방학회 부회장)는 “초유의 이중 단백구조는 초유가 가진 영양 성분이 위산에 파괴되지 않게 하여 체내 흡수를 돕는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초유를 정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장 점막의 투과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2차적인 간 손상과 췌장 손상을 막을 수 있다.”며 “또한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도 상당수가 장을 통해 침입하므로 성장인자가 함유된 초유를 섭취하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겨준 원더드링크세계의 축산업을 리드하는 호주에서는 일찍부터 초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초유의 각종 면역, 성장성분의 규명과 효능에 대한 실험 및 연구결과 발표는 물론, 최근에는 초유를 통한 운동효과의 증진까지 발표한 것. 호주 연구진은 그 결과를 호주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적용해 놀라운 효과를 거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수영 국가대표인 이안 소프는 세계기록과 올림픽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다관왕에 올라 각종 언론의 1면을 장식했다. 이안 소프를 위시한 호주 국가대표는 올림픽을 준비하며 꾸준히 초유를 복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초유를 일컬어 “원더드링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람이 초유를 복용하면 근육량과 운동능력은 증가하는 반면, 체지방 등은 감소하는 효과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국내 의료계와 학계에서도 초유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면역물질을 발굴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